국제학교 기숙사 행사, 추석에 가족팀을 만들어 바기오를 도는 하루
최종 수정일: 9월 5일
추석이 되면 기숙사에 있는 아이들은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해하시는 부모님이 많으세요.
오늘은 유니언 리빙스턴 기숙사에서 보낸 추석 하루를 그대로 옮겨 보려고 합니다.
리빙스턴은 저희 기숙사 이름이에요.
🟣 시험 준비기간에 찾아온 추석
그해 추석은 하필 시험 준비기간과 겹쳤어요.
그래도 명절을 그냥 보낼 수는 없어서, 아이들이 부모님과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는 시간으로 하루를 채웠습니다.
공부만 시키는 것이 학교의 일은 아니라고 저희는 생각하거든요.
명절에 아이가 혼자 방에 있는 것만큼 부모님 마음이 아픈 일도 없으니까요.
국제학교 기숙사 행사는 대부분 이렇게 아이들 마음을 챙기려고 만든답니다.


🔵 오전에는 '네 부모를 공경하라' 예배로 시작했습니다
오전에는 '네 부모를 공경하라'는 말씀으로 예배를 드리고 영상을 함께 보았어요.
그 뒤에 학생들이 개인별로, 또 학년별로 부모님께 인사를 드렸습니다.
멀리 계신 부모님께 얼굴을 보여 드리는 시간이었죠.
예배가 끝나고 나면 기숙사 분위기가 한결 차분해집니다.
카메라 앞에서는 쑥스러워하다가도, 막상 인사를 시작하면 목소리가 잦아드는 아이가 꼭 있어요.
명절이라는 것이 아이들에게 그런 날이더라고요.


🟢 학생들이 가족팀을 만들었습니다
그다음에는 학생들끼리 가족팀을 만들었어요.
가족팀을 정하는 순간부터 아이들 목소리가 커져요.
연장자 순서대로 아빠와 엄마를 정하고, 나머지 학생들이 자녀가 되는 방식이었습니다.
학년이 다른 아이들이 한 팀이 되니 자연스럽게 서로를 챙기게 되죠.
평소에는 말도 잘 안 섞던 형과 동생이 하루 동안 가족이 됩니다.
저는 이 방식이 기숙사 생활에 참 좋은 장치라고 생각해요.


🟠 팀별로 장소를 뽑아 바기오를 돌았습니다
가족팀이 만들어지면 평소 자주 가보지 못하던 바기오의 장소를 팀별로 뽑았어요.
그리고 그 장소에 맞는 미션을 수행하고, 점심을 먹은 뒤 기숙사로 돌아옵니다.
바기오는 해발 1,500m 산 위에 있는 도시라 조금만 나가도 풍경이 달라진답니다.
미션은 장소마다 달랐고, 팀끼리 의논해서 해결해야 하는 것들이었어요.
바기오에서 몇 년을 살아도 학교와 기숙사만 오가면 아는 곳이 몇 군데 되지 않거든요.
아이들이 길을 찾고 현지 사람들에게 영어로 물어보는 것도 이 하루의 공부랍니다.
기숙사로 돌아온 뒤에는 팀마다 수행한 미션을 발표했습니다.


🔴 저녁에는 떡만두국을 만들고 윷놀이를 했습니다
저녁에는 가족팀별로 떡만두국을 만들어 먹었어요.
떡만두국은 아이들이 직접 끓였습니다.
요리를 처음 해보는 아이도 그날은 국자를 잡아요.
학부모회에서 보내주신 송편과 떡도 함께 나눴습니다.
시간이 되면 윷놀이까지 하기로 했는데, 이런 날은 늘 시간이 모자라죠.
한국에 계신 부모님과 함께하지는 못했지만, 아이들 나름대로 명절을 나누는 모습이 예뻤어요.
저희 스태프들도 그 모습을 보면서 하루의 피로가 풀린답니다.


🟡 유니언국제학교는 이런 학교입니다
유니언국제학교는 2004년에 문을 열었고 2005년부터 ACSI 회원 학교로 미국식 K-12 과정을 운영하고 있어요.
학교는 필리핀 바기오에 있고, 기숙사와 학교가 함께 아이들의 하루를 챙깁니다.
기숙사에는 학생 오십여 명과 스태프 스무 명 남짓이 함께 지냅니다.
영어가 부족한 학생은 ESL 반에서 한 학기를 보낸 뒤 정규반으로 옮겨 가고, 그다음부터는 전 과목을 영어로 공부해요.
11학년이 되면 방학에 대학 진학 세미나를 열고, 2학기에는 한 달 동안 합숙하며 공부하는 스터디 캠프를 갖습니다.
졸업생들은 지금 12개국의 대학으로 진학해 있습니다.


학교를 알아보실 때 수업과 성적만 보지 마시고, 이런 국제학교 기숙사 행사가 있는지도 한 번 물어보시면 좋겠어요.
저는 바기오에서 30년 가까이 유학생들을 지도해 왔는데, 아이들이 오래 버티는 힘은 성적이 아니라 이런 하루에서 나오더라고요.
아이가 명절에 외롭지 않게 지낼 수 있는지가, 몇 년을 버티는 힘이 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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